
"운명의 날 시계"를 아시나요?
운명의 날 시계(최후의 날 시계-Doomsday Clock)는 인류의 멸망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시계라고 합니다. 12시가 되는 그 순간이 바로 인류 최후의 날이 된다고 하네요.
이 시계는 미국의 원폭계획 추진 핵 과학자 그룹이 인류에게 핵위협을 경고하기 위해 고안한 시계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군비와 관련된 문제들만 고려되었지만, 최근에는 더 많은 사회적 이슈들을 고려하여 시계바늘을 움직인다고 합니다.
올해 1월 10일 운명의 날 시계가 11시 55분으로 조정이 되었는데, 이는 핵 감축을 위한 노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0년 조정이 되었을 때보다 운명의 날에 1분 더 가까워 진 것이죠.
상상해보면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당장 5분 후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만큼이나 인류의 멸망이 가까워졌다는 걸 의미하니까요. 계속되는 위기. 위기. 위기... 위기에 놓인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지속가능한 발전. 그리고 Rio+20
운명의 날 시계와는 조금 다른 맥락으로,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불안들을 이야기 했던 자리가 있었습니다. 1992년 리우 데 자네이로에서 열린 'UN 환경개발회의' 혹은 '리우 회담' 이라고 하죠. 이 회의를 통해 지구 환경보전과 개발을 함께 가져가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27개의 주요 원칙들이 구성되었습니다. 리우선언이라고도 불리는 이 원칙에는 지속가능한 개발, 개도국의 주권적 개발권,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국가간의 차등적 공동책임 등이 속해 있습니다.
올해 6월 리우 회담의 20주년을 맞아 리우+20 회의가 열립니다. 지난 회의들에 있었던 내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각국 대표들과 시민사회단체가 모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도 역시 이 회의에 참가할 예정인데요,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Green Economy의 사례로 한국식 "녹색 성장", 즉 4대강 사업을 홍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Rio+20 홈페이지 화면>
하지만 정부가 말하는 4대강 사업은 계획 단계에서 공사 과정 그리고 완공을 앞둔 이 시점까지 끊임 없이 문제가 제기되는 사업임을 모두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보여주었던 경제효과, 일자리 창출, 홍수예방효과 등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며 오히려 녹조 현상이나 세굴현상 등 수질오염의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오늘자 신문에서도 역시 이포보에서 발생한 녹조현상에 대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포보에 녹조 번식... 시공업체선 취재 방해> 한겨레. 2012.4.12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굳은 의지는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국제적으로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싶은 모양인가 봅니다.
Rio+20 한국민간위원회 발족식
이에 한국 시민사회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행태를 비판하며 Rio+20 한국민간위원회를 발족하고 지난 3월 22일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지난 3월 22일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 성장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있었습니다.


포크레인에 녹색 페인트를 칠하는 내용이었는데요, 4대강 삽질이 녹색 성장으로 포장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청계천 사업으로부터 각종 생태하천 개발, 4대강 사업까지 이 정부에서 한다는 녹색 사업들은 왜 하나같이 콘크리트를 들이 붓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요? 콘크리트 위에 아무리 녹색을 칠한다 해도 그것은 단지 콘크리트일 뿐인데요.
예전에 어디선가 축구장에서 잔디를 까는 대신 녹색 페인트를 뿌려놓고 경기를 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는데, 그것과 하나 다를바 없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축구장 잔디에 페인트 뿌리고 경기했다고?> 스포츠서울. 2010. 8. 29
다음은 Rio+20 한국민간위원회 발족 선언문 전문입니다.
리우+20 한국민간위원회 발족 선언문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는 전 인류 차원에서 생존과 환경의 문제를 공유하고 대책을 모색했던 최초의 회의입니다. 이 회의를 통해 전 지구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현을 인류의 과제로 부여하는 리우 선언과 의제21(Agenda21)이 채택되었습니다. 리우회의 이후 20년간 전 지구 사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구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리우회의 이후 환경정책과 환경운동의 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지구적인 환경위기는 점점 가속화되었고, 국가 간 빈부격차와 국가 내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92년 리우 정상회의의 결과로 기후변화, 사막화, 생물종다양성의 감소를 막기 위한 세 가지 국제협약이 탄생되고 20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세 가지 난제 중 그 어느 것 하나도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더욱 더 악화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환경문제의 국제공조 실패는 인류의 빈곤 문제에 더욱 더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최빈국 사람들의 생존을 우선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불평등과 빈곤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환경, 경제, 사회라는 다방면적인 맥락을 바탕으로 상호 협력해야 함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빈곤퇴치를 위한 국제사회 공동의 목표인 MDGs(새천년개발목표)가 2015년을 마지막으로 종료됨에 따라 SDGs(지속가능한발전목표)가 강조되기 시작하는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미 각국 정상과 국제시민사회는 작년 11월에 개최된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통해 전 지구적 빈곤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의 목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성과를 달성하는 것임을 상호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6월 리우회의가 열렸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다시 리우+20회의가 열립니다. 이번 리우+20회의는 지난 20년간의 리우 선언에 대한 이행 상황을 평가하고, 더욱 심화된 위기에 당면한 지구사회의 난국을 타개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리우+20회의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지금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구환경에 대한 위기감조차 느끼기 어렵습니다.
리우+20의 두 가지 주요 의제 중 하나인 ‘지속가능발전 및 빈곤퇴치 관점에서의 녹색경제’는 환경-경제-사회를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발전’에서 사회적 형평성을 배제한 채 수단으로서의 ‘녹색경제’를 강조하며 오히려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의 위기를 야기한 신자유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이루어지는 녹색경제에 대한 논의는 신자유주의의 구조적 병폐에 대한 녹색분칠(Greenwash)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주요 의제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도적 체제’는 이제껏 다양한 선언 및 협약에 대한 실천성이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로 통합적이고 실천적인 이행체계가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성과를 도출해내야 할 문제입니다. 현재 유엔환경계획(UNEP)은 환경 문제의 중요성에 비해 그 실천력을 담보하기에 미약하므로 이를 더 강화하거나 지속가능발전의 추구를 위한 강력한 통합기구의 출범이 필요합니다.
한국 정부는 리우+20회의 대응필요성에 대해 ‘녹색경제 의제를 통한 우리나라 ‘저탄소 녹색성장’ 전파 및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국제논의 기여’라고 공공연하게 밝히며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 홍보가 이번 회의의 주목적임을 천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도적 체제’에 관해서도 ‘글로벌녹색성장파트너십’을 제안하며 한국의 녹색성장 수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탄소녹색성장의 대표사업이 4대강 사업과 핵발전소 사업인 국내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그 실상이 녹색과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정부의 녹색성장 홍보는 국제사회에 녹색경제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방향을 한국이 나서서 알리는 꼴이 될 것입니다.
한국시민사회는 오늘 리우+20한국민간위원회를 발족하고 리우+20회의에 한국적 녹색성장모델의 실상을 알리고 주요 의제에 대한 한국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잘 전달하기 위한 활동들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또한 리우+20회의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한국 사회에 알려나가는 다양한 활동들을 시민들과 함께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리우+20회의가 진정한 의미의 지속가능발전 회의가 되길 바라며 한국시민사회도 그 몫을 다 할 것임을 밝힙니다.
2012년 3월 22일
리우+20 한국민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