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복원과 치유로 생명시대 열어가자
영일만의 일출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다진 어린 소년이 있었다. 산에 올라 나무를 하고 짬이 나면 삽질로 신체를 단련했다. 그 소년이 자라 배추장사를 하고, 아파트를 팔고, 국회의원이 되고, 시장이 되고, 대통령이 되었다.
소년은 한강, 낙동강 등 제각각 풍광이 달라 변화무쌍한 우리 강을 하나로 잇고 싶었다. 그래서 사계절 내내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같은 모습의 강을 만들고 싶었다. 변화무쌍하고 지역마다 강의 풍광이 다르면 정서상 해롭다. 가뜩이나 삶이 팍팍한 국민들에게 집 앞에서 본 강, 여행가서 본 강이 매번 같은 모습이어야 정서안정에 도움이다. 어딜 가나 집과 같은 편안함은 강에서부터 시작이다. 한반도대운하는 이렇게 시작된 것이라고 난 믿고 싶다. 그런데 사람들이 소년의 얕은 뜻을 몰라준다. 그래서 소년은 물이 더럽다고 호들갑을 떤다. 나지도 않는 홍수가 난다고 부산을 떤다. 그래서 강바닥을 파야한다고 떼를 부리다가 기어코 삽질을 한다. 소년은 모든 것을 국민복지와 연결 짓는 선견지명을 대통령 선서하기 이전부터 갖고 있었다고 난 믿고 싶다.
여기에 더한 다른 뜻도 있다. 이것 또한 국민복지 차원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삽질시킨 수공 같은 공기업을 빚더미에 앉힌다. 이것은 국민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손수 시범을 보여 널리 알리고자 하는 소년의 갸륵한 뜻이다. 물론 가장 상수는 남의 돈으로 제 빚 갚고 ‘땡’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아뿔싸 여기서 안타까운 건 그 남의 돈이 내 돈, 내 여자친구 돈, 누나 돈, 버스기사 아저씨 돈 그렇게 그렇게 국민들 돈이라는 것이다. 화가 나는 국민들이 이쯤에서 생겨난다. 자연이 또 생태가 어쩌고저쩌고 할 땐 별 말 없다가도 내 돈 없어진다고 하면 득달 같이 열불 내는 게 우리들이다. 그렇다고 우매한 국민들에게 채무 해결을 위한 지혜를 보여주고자 했던 소년의 선의까지 깎아내리지는 말자. 어차피 소년은 어른이 아니기에 생각이 짧은 것은 당연하다. 물론, 아주 작은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다. 국민 복지를 이다지도 고민하는 소년이 자기 복지를 조금 챙기는 게 무슨 큰 허물이겠는가. 보통의 어린 소년들은 내 것과 네 것으로 구분할 때 네 것은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내 것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 것은 동급이다. 그래서 그랬다. 소년의 복지와 4천7백만 국민들의 복지는 동급 그러니까 같은 양이어야 한다. 이것도 탓할 일은 아니다. 지극히 소년다운 생각이므로.
어린 소년은 안타깝게도 어린 소년으로 자랐다. 그 어린 소년을 우리는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러니까 잘못이 있다면 8할 이상은 우리들 잘못이다.
해서 이젠 우리가 나서야 한다. 백성을 어여삐 여겨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마음으로... 여전히 어린 소년인 대통령과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소녀 소년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으로 4대강을 우리 손으로 복원해야 한다. 강을 강답게 만들고 소년을 따끔하게 혼내고 가르치는 것이 소년을 위한 우리 몫이다.
광기에 가까운 토건시대를 이참에 끝내버리자. 그나마 소년이 우리에게 전해준 진정 좋은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시대정신을 되새김할 기회다.
▶아래는 지난 1월10일에 있었던 <
4대강 복원과 치유로 생명 시대 열어가자.
변화와 도전의 새날이 열렸다.
4대강과 강정, 한미FTA와 새 원전부지 선정 강행 등 생명파괴와 국민기만으로 점철된 70년대식 대한민국 정치가 제 모습을 회복할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한반도대운하 반대운동에 이어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 연대해 온 우리들은 2012년 4대강은 물론 한반도에 생명과 평화, 공동체, 민주적 질서가 회복될 수 있도록 더 큰 하나가 되고자 한다. 87년 헌법이 명시한 환경권적 기본권의 구현은 물론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 환경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정치 경제 사회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지난 3년은 환경적으로 매우 불행한 시기였다.
‘녹색경제, 기후변화대응’ 등 지구적 환경변화와 정책대응을 4대강 사업, 원전확장정책 등 반환경, 토건사업으로 부응한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과의 대립 속에 4대강 사업을 시작했다. 시민사회, 전문가, 종교인, 지역주민이 한 목소리로 반대한 4대강 사업은 서해 갯벌을 파괴하는 조력댐 건설사업과 생명평화의 섬 제주를 위험지역화하는 해군기지 건설사업으로 확대되었고, 급기야는 국민의 경제주권까지 무자비한 외국자본에 내어주고 말았다.
국민의 삶을 보살피지도, 민심을 존중하지도 않는 기득권 정치는 국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렸다. 대한민국 보통시민인 중산층은 위축되었고 대학졸업자 두 명 중 한 명이 실업자가 되고 있다. 시장가격 단돈 1만원인 송아지를 키우는데 천정부지로 오르는 사료값을 감당할 수 없어 농민이 소를 굶겨 죽이고 있다. 수출.입액을 합쳐 총 무역액 1조 달러 달성을 자랑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단일 사업으로 최대규모의 국책사업, 3년간 22조원여의 공공재정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이 사실상 종료됐지만 정부가 약속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4대강 공사구간에서 홍수피해는 줄어들지 않았으며, 일자리와 지역경제는 4대강 사업으로 늘어나지 않았다. 16개의 보와 준설로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4대강은 한겨울에도 녹조와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준설이 끝난 지역에서 20~40%에 달하는 모래와 자갈의 재퇴적이 일어나고 16개의 보 중 9개가 물이 새는 등 하나마나한 공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2011년 10월 대대적인 개장행사를 진행한 정부는 올 초 준공을 공언하고 있지만 사실상 4대강 사업의 준공은 불가능하다.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진행된 4대강 공사현장 모니터링 활동의 결과는 정부가 사업준공을 결코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실증해준다. 부실설계와 시공은 전혀 없었고 홍수위, 지하수위 등 자연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공언한 정부의 주장이 진실이 아니었고 가능하지도 않았음을 전 공사구간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 전 우리 4대강 운동진영은 파괴전의 4대강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4대강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4대강에 펼쳐진 생명파괴와 수질악화 현장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4대강 공사현장에서 자행되는 비상식적 행위와 공사비리, 반생태적인 행태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4대강 공사가 완료된 지금 4대강의 변화와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전 유역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전모를 기록하여 잘못된 공약과 그의 실현을 위한 정책적 실패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다시는 4대강 사업 같은 시대착오적인 정책이 탄생하지 않도록, 이토록 후안무치한 정치세력이 집권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2012년 우리 4대강 운동진영은 국민의 식수원인 4대강의 오염과 생태적 파괴를 자행하고, 집단의 이익을 도모하려 국고를 탕진한 4대강 추진세력을 심판하고 4대강의 생태계를 온전히 복원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다.
생명의 강 연구단과 학계, 지역환경단체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사후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종합보고서를 발간하여 4대강 사업의 난맥상을 전국민에게 알릴 것이다. 학술적 연구조사뿐만 아니라 4대강 사업과 관련 댐 건설을 반대했던 시민들의 눈으로 정부의 일방적 정책추진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지 국민적 공감을 확산하는 4대강 현장방문을 전개할 것이다.
4대강 비리수첩제작 및 배포를 통해 4대강 사업에 헌신한 정치인, 관료, 전문가, 사회인사들을 기억하게 할 것이다. 온라인 정보창고(rememberthem.kr)를 통해 4대강 사업 찬동인사리스트를 공개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이 자료의 다양한 활용과 확산을 통해 4대강 사업 추진세력을 국민이 심판하게 할 것이다. 이를 위해 4대강 운동진영은 2012년 열린 두 번의 정치적 계기인 총선과 대선에 적극 개입할 것이다. 4대강 추진세력 심판에 필요한 4대강 진상조사위를 19대 국회에 설치,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자 한다. 관련 공약을 제 정당과 후보자에게 요구하고 각자의 견해를 밝혀 총선과 대선에서 국민의 판단을 도울 것이다.
나아가 4대강의 생태계와 수질 복원을 위한 대안들을 구체화하여 차기 정부가 수용하게 할 것이다. 4대강 복원을 인수위의 주요 의제로 채택하고 4대강의 보 철거와 생태적 회복을 위한 연구와 토론, 구조물의 철거를 위한 환경적 방안과 예산확보, 국민참여에 의한 복원방식 결정과 집행 방안을 수립, 집행하도록 할 것이다. 4대강의 복원 과정은 국민참여방식으로 공동체와 신뢰를 회복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며 이를 위한 정부기구도 만들도록 할 것이다.
또한, 4대강 사업을 가능하게 했던 법적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법률개정, 정부기구개편을 통해 국가의 하천관리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하천운영의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다.
4대강 사업을 끝으로 대한민국은 생명과 평화의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내외 사정을 돌아볼 때 더 이상의 토건경제, 성장지상주의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4대강 사업을 통해 토건성장의 폐해를 학습한 국민들은 더 이상의 맹목적인 개발사업을 지지하지 않으며, 보다 성숙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양식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적으로 성장하고 집단지성과 행동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 만큼 용기가 있는 국민에게 이제 정치가 답할 차례다.
2012. 1. 10
4대강되찾기연석회의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4대강종단연석회의/ 생명의강연구단/ 국민소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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