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 Posted by 환경정의 환경정의 공간정의국 2010.10.21 18:40

상자에서부터 시작하는 도시농업

70억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구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수억 년 전부터 시작된 단순한 주기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의 과학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그 주범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과도하게 증가해 지구가 태양 복사열을 그대로 품고 있어 나타란 결과라는 것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0.74℃ 상승했다고 합니다. 현재 지구의 평균기온은 15℃ 정도입니다. 일상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그리 큰 변화는 아니라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지구가 1℃ 더 뜨거워진다면 지구 생명체 10%가 멸종합니다. 그리고 6℃ 더 뜨거워지는 날엔 지구 생명체 중 95% 이상이 멸종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티켓은 인간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바퀴벌레나 모기 같은 녀석들이 끝까지 남아서 우리들을 먼저 보내겠지요. 그러니까 결론인즉슨 이대로 계속 지구를 열 받게 만든다면 우리 모두는 삐~하고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인들은 지구를 더욱더 열 받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국에 사는 아니 특히 한국에서 서울 땅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지구인들에게 공공의 적으로 몰릴 판이라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은 0.74℃ 상승했는데 서울은 그보다 3배나 높은 2.4℃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서울을 제외한 6대도시의 기온 상승폭이 1.5℃인데 비해 서울은 1.6배 높은 값을 보입니다. 한 마디로 서울이 지구 평균값을 마구마구 올려버린 것이지요.

 

서울의 초도고 집중이 야기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인구집중과 녹지를 갉아먹는 도시계획은 열섬현상을 심화해 지구 온난화에도 한 몫 크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 근래에 도시농업 활성화가 이슈입니다. 일례로 건물 옥상을 텃밭처럼 가꾸면 도시 전체로 봤을 때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것과 함께 건물 자체의 온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여름에는 건물 안의 기온이 평균 2℃정도 낮아집니다. 물론 그로 인해 냉방에 들어가는 에너지도 줄일 수 있겠지요. 그러한 건물 옥상 텃밭은 도시농업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환경정의 공간정의국에서는 올 한 해 동안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7일에는 텃밭 활성화를 위해 상자텃밭을 분양했습니다. 옆의 사진은 상자텃밭 분양행사 당시 모습과 저희 사무실 옥상에서 키우는 배추와 쪽파 녀석들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제 10월 19일에는 우리나라 도시농업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을 모시고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워크숍을 가졌습니다. 발표는 광명시의 도시농업 관련 조례제정에 관한 소개와 국내외 도시농업 관련 법제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로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2009년 12월 31일에 전국 최초로 광명시에서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조례인 「광명시 시민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1년여 동안 각 계 전문가를 아우른 논의 끝에 제정되었습니다. 도시의 흙과 녹색공간을 복원하고, 자연순환형 전통 농업을 통해 농업의 다원적 공익기능을 도시에서 실현하자는 취지입니다. 광명시를 계기로 각 지자체에서도 로컬푸드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어젠다를 실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도시농업을 중하게 여기는 모습들이 퍼져가고 있습니다. 광명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우선 도시농업에 대한 개념정리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입니다. 개념정리가 뭐에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어떤 일이든지 첫 단추가 중요합니다. 전국 최초로 제정하는 조례인 만큼 고민이 많았을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보완되고 수정되어야할 부분이 많겠지요. 제도라는 것이 원래 그렇지 않습니까. 그리고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던 민간 전문가들과 제정 전부터 논의의 과정을 이어왔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광명에서 제정된 조례는 비교적 광범위한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독일, 영국, 일본, 쿠바 등 해외 나라들에 비해 아직 한국은 도시농업에 관한 개념조차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곳입니다. 그만큼 도시농업 분야에 있어서 뒤쳐진 곳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쪽으로 생각하면 지나친 도시화 산업화의 과정 속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자연과 흙의 가치를 너무 도외시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제라도 우리 도시를 더욱 푸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시민들이 공공의 적이라는 딱지를 떼는 그 날까지 도시농업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by 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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